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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미계약 점핑걸
  • 메인 참여인력
  • 참여인력
  • 장르
    가족/성장/아동 , 기타
  • 구분
    1단계 트리트먼트 개발지원
  • 년도
    2020년
  • 기타
    -
기획의도
“한국이 잘살길 기다리느니, 차라리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는 게 더 빠를 것.”
한국전쟁 고아들의 모금 운동을 벌이던 미국인 구호 활동가는 고국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불과 70년 전의 일이다. 2018년, 500명이 넘은 예멘인이 제주로 입국하면서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졌다. 당시 우리는 양 갈래로 나뉘어 크게 대립했고 나는 그것을 지켜보며 저 사이에 분명 아이가 있을 텐데, 우리가 간과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 아이의 시선으로 보는 조금은 가볍지만,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짚어내는 영화, 이것이 경쾌한 영화 ‘점핑걸’의 시작이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여러 경계를 마주한 아이가 다양한 방식으로 넘어서기도 하고 한계에 부딪히기도 하는 상황들을 통해 ‘두려움의 근원은 무엇일까?’, ‘환대와 친절은 과연 누구의 유익일까?’ ‘계속 증가할 선을 넘는 아이를 이제 우린 어떻게 만나야 할까?’ 등 다양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려 한다. 끝으로 작품을 소비하는 동안의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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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제주의 예멘 난민 소녀가 힙합댄스를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
스토리 주요내용
사하르는 2018년 제주로 온 예멘 난민이다. 오는 과정에서 엄마와 언니가 죽는 아픔을 겪었다.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꼭꼭 숨겨둔 채 살아간다. 농장에서 일하느라 바쁜 아빠 무하마드, 그래서 성당에서 운영하는 센터에서 주로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음악이 사하르의 귀를 건드린다. 음악을 따라간 곳에 또래 아이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게 된다. 놀랍게도 아이는 그 춤에 순식간에 매료된다. 아이들이 떠난 후 사하르는 텅 빈 댄스 연습실로 들어가 방금 본 동작을 기억하며 따라 한다. 이상하게도 가슴에서 커다란 에너지가 솟아오른다. 네루다의 시의 한 구절처럼 사하르의 심장은 바람에 풀린다.

이를 계기로 사하르는 힙합댄스 팀인 ‘댄스댄스’의 팀원이 된다. 사하르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소미를 동경하며 점차 춤의 매력에 빠져든다. 한편, 난민이 아래층으로 이사 온 것이 싫어하는 유경은 사하르 부녀와 종종 부딪힌다. 하지만 선배 미정의 딸을 데리러 간 성당에서 ‘여름 안에서’에 맞춰 춤추는 사하르를 보고 그대로 입덕해 버린다. 그 후 그녀는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고 결국 예멘에서 셰프였던 무하마드와 함께 예멘 전문 식당을 오픈한다. 농장에서 고되게 일하던 무하마드가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식당을 열게 된 것이다. 그즈음 무하마드는 자신을 매섭게 혼내던 농장주 상섭도 가족 모두를 잃고 혼자 살아남아 일본으로 밀입국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마음을 연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하르와 소미는 ‘댄스-메이트’가 된다. 힙합의 성지를 함께 가자고 다짐한 두 사람은 제일 쉬운 서울의 원밀리언부터 먼저 가자고 약속한다. 서울이 가기 제일 쉬우니까.

마침내 두 사람에게 서울에 갈 기회가 생긴다. 바로 서울에서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가 열리는 것. 의상과 춤곡, 안무까지 척척 완성해 팀은 1차 예선에 영상을 보낸다. 그리고 그들은 당당히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기쁨도 잠시 다섯 명의 팀원 중 오직 사하르만 서울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출도제한’이란 조처로 예멘 난민인 사하르는 제주 밖을 나갈 수 없다는 것. 소미는 함께 가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다른 팀원들은 서울에 가고 싶은 눈치다. 그러던 어느 날 가정폭력을 일삼아 소미 모녀를 제주로 도망치게 만든 아빠가 그들을 찾아낸다. 평소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쳤던 언니가 두려움에 떨며 움츠린 모습에 사하르는 놀란다. 사하르가 미정에게 알려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나고 소미의 아빠는 그 과정에서 중상을 입는다. 며칠 후 소미는 사하르에게 미안하다며 서울 본선에 참가하겠다고 말한다.

댄스팀이 서울로 떠나고 사하르는 홀로 댄스 연습실에 남아있다. 댄스팀이 무대에 오르는 같은 시간 사하르는 연습실을 나와 걷기 시작한다. 사하르의 걸음에 조금씩 스텝이 가미되고 서울 무대 위 댄스팀의 춤과 이어진다. 사하르와 댄스팀은 서로 다른 두 장소에서 하나의 춤을 선보인다. 극강의 몰입으로 무섭게 나아가던 사하르의 춤은 결국 바다에서 멈춘다. 더는 나갈 수 없는 상황….

그간 꼭꼭 숨겨두었던 아픔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것은 사하르를 다시 그곳으로 이끈다.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고 순식간에 철골만 남은 버스. 사하르가 엄마와 언니 부르며 달려간다. 과거를 생각하던 사하르가 그대로 쓰러지고 긴 잠에 빠진다. 많은 사람이 잠든 사하르를 찾아오고 그사이 소미는 제주를 떠나 서울로 다시 돌아간다.

7년 후인 2025 서울의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앞, 23살의 소미가 출입문에 들어서는 순간, 막 스튜디오를 나서는 누군가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따라간다. 바로 사하르다! 소미는 사하르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지만, 듣지 못한다. 마침내 사하르는 소미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본다. 처음에 소미를 알아보지 못하던 사하르의 기억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18살로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한 사하르가 활짝 웃는다. 사하르와 소미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