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우리 땅이면서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금단의 영역으로 있었다. 멀리 거슬러보면 임진왜란에서 부터 근현대사를 거치는 동안, 외세의 군대가 용산에 주둔했다.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은 용산은 왕실이 있는 경복궁, 대통령 집무실인 청와대와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즉 외세가 조선, 한국의 권력을 감시, 조정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용산의 군사 기지는 언제나 예외이며 미지의 공간이다. 바로 이 용산이 한국, 우리의 관할로 넘어온다. 2000년 미군의 요구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기지 반환의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한미 양자 간 반환 협정을 맺었지만 그 진행 과정은 지지부진하다. 오염된 부대 내 토지 복구 절차를 회피하려는 미국의 태도가 반환 지연의 이유로 보이지만, 명확하고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항상 그렇듯 불투명한 입장과 태도는 음모론이 태어나기 좋은 토대를 제공한다.
[맨홀]은 이런 의뭉스러운 의심, 음모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일제를 거쳐 해방 후 곧바로 미군의 관할로 넘어간 용산 기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100여 년이 넘는 동안 우리가 접근할 수 없고 권리를 주장할 수 없었던 지역, 용산. 이제 그 금단의 지역이 조금씩 공개되며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려 한다. 이 작품은 용산이 가진 아픈 역사를 바탕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작품경쟁력 /기대효과
영화 [맨홀]은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 후 미군 기지가 우리에게 돌아오면서 그간 감춰진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는 과정을 다룹니다. 작품이 다루는 공간, 용산은 우리 땅이지만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곳이었기에 그만큼 영화적 상상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용산 기지는 그 자체가 괴물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이를 위해 장르적으로 미스터리 액션을 선택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동시에 괴물을 형상화, 즉 크리쳐를 등장시켜 관객에게 볼거리 제공합니다.